기준금리 동결됐는데 이자 늘어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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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는 동결되었는데, 왜 내 대출이자만 자꾸 늘어날까?

지난 7월 11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3.50%로 8연속 동결했다. 수개월째 금리가 오르지 않았다는 뉴스가 연이어 보도되고 있는데, 정작 대출을 갖고 있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왜 내 이자만 자꾸 오르는 거야?"라는 푸념이 터져나온다.

기준금리는 그대로인데도 대출이자가 올라갈 수 있는 이유, 단순한 착각이 아니라 구조적인 문제다. 지금부터 그 이유를 하나씩 짚어보자.


기준금리 vs 시장금리, 둘은 다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기준금리가 내려가면 대출금리도 내려갈 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정작 대출에 영향을 주는 건 '시장금리'다.

기준금리는 한국은행이 금융통화위원회를 통해 결정하는 정책금리로, 시중은행이 한국은행에서 돈을 빌릴 때 적용된다. 반면, 우리가 실제로 은행에서 대출을 받을 때 적용받는 금리는 시장금리(코픽스, 금융채 등) 기준이다.

예를 들어, 최근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은 7월 셋째 주(1519일)에도 변동형 주택담보대출금리를 인상했다. 주택담보대출금리는 3.96.7%대로, 전주보다 최대 0.09%포인트 정도 올랐다. 이는 은행채 5년물 금리 상승이 반영된 결과다. 다시 말해, 기준금리와 무관하게 시장금리는 움직이고 있으며, 대출이자도 그 영향을 받는 것이다.


"금리는 그대로인데…" 착시를 유발하는 금융사 프로모션

기준금리를 동결했다고 해서 모든 대출금리가 정체되는 것도 아니다. 실제로 최근 대형 금융사들이 고정금리 상품은 낮추고, 변동금리 상품은 높이는 방식의 금리 구조 개편을 단행했다. 이는 금융사 입장에선 리스크 관리전략이다.

예를 들어 7월 23일, 인터넷은행 카카오뱅크는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혼합형)**를 기준으로 최대 0.05%p 인하한다고 발표했지만, 변동금리는 그대로 유지하거나 일부 상향 조정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금리가 내렸구나" 착각할 수 있지만, 실제로는 고정금리만 조정된 것이며, 대출자 대부분이 선택하는 변동금리 상품에는 해당되지 않는다.


은행은 리스크를 피하고 싶다: 가산금리 인상

또한 최근 은행들이 가산금리를 조정하면서 대출이자가 오르고 있다. 가산금리는 신용 상태, 소득 수준, 담보 상태 등에 따라 은행이 원금 외에 붙이는 '프리미엄 이율'이다.

7월 19일,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최근 부동산 시장 불확실성과 가계부채 증가 위험을 고려해 가산금리를 조정했다”고 밝혔다. 기준금리는 동결되었지만, 가산금리가 오른 탓에 결과적으로 내 대출금리는 오를 수밖에 없는 구조다.


7월 들어 금리 스프레드 확대: 더 커지는 수익 중심 전략

수익성이 악화된 금융사들이 결정한 또 하나의 선택은 '금리 스프레드' 확대다. 즉, 예금금리는 그대로 두거나 낮추고, 대출금리는 올리는 식이다.

최근 7월 21일 연합뉴스가 보도한 바에 따르면, **6대 시중은행의 대출-예금 금리차(예대 마진)**는 최근 1년 중 최고 수준인 2.03%p까지 확대됐다. 이는 금융사들이 기준금리 동결 속에서도 대출금리는 계속 상향시키는 키 전략을 활용하고 있다는 의미다.


고정금리 선택해도 안심할 수 없다?

일부 대출자는 "그럼 고정금리로 바꿔야 하나?"라는 고민을 할 수 있다. 하지만 고정금리 상품 역시 시장 금리 인상분이 반영되기 때문에 현 시점에서는 낮은 금리를 기대하기 어렵다. 실제로 고정금리 대출은 5년짜리 금융채 금리에 연동되므로, 최근 금융채 금리가 오름세를 타는 지금은 고정금리도 다소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정리하면: 기준금리 동결은 '희소식'이 아니다

요약하자면, 기준금리가 동결되었어도 내 대출이자가 오르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시장금리가 상승하면서 실제 적용 이자가 올라갔다.
  2. 은행이 가산금리를 올려 실질적인 대출이자율이 상승했다.
  3. 금융사는 수익성 유지를 위해 금리 스프레드를 확대하고 있다.
  4. 고정금리 상품 역시 시장금리 반응으로 인해 높은 수준 유지 중이다.

즉, 기준금리 동결은 언뜻 보기엔 좋은 소식 같지만, 실질적으로는 우리의 대출 환경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을 수 있다. 지금 중요한 건 기준금리가 아니라, 시장금리와 금융사들의 정책 변화에 더욱 집중하는 일이다.

앞으로도 주기적으로 시장금리 동향과 금융기관의 가산금리 변동 공지를 꼭 확인해야, 내 월 대출이자에 예상치 못한 불이익을 피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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